2020.08.28 22:44
■ 돈이 더럽다
● 돈이 더럽다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가 싶다. 학교 선생님은 수업 시간 중에 학생들에게 “돈이 더럽다”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어린 학생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것 같았다. 그 당시로 말하자면 돈이 귀하고 귀한 때였다. 삼시세끼 먹을 것이 귀한 때였고 사탕 한 알 사먹을 돈이 귀한 때였다.
그 당시 학교에서 가난한 가정의 학생들에게 강냉이 빵을 배급하였는데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까지 해서 가정형편을 조사하였다.
한번은 학급 전체 학생들에게 가정형편을 조사하는 유인물을 나누어주었는데 그 형식은 다음과 같았다.
| 아침 | 점심 | 저녁 |
밥 | | | |
죽 | ○ | | ○ |
굶음 | | ○ | |
위와 같이 표시한 아이는 아침에 죽 먹고 점심은 굶고, 저녁에는 죽 먹는다고 하였다. 그랬는데 이 정도 형편의 아이는 강냉이 빵을 배급받는 대상이 되지 못했다.
| 아침 | 점심 | 저녁 |
밥 | | | |
죽 | | | |
굶음 | ○ | ○ | ○ |
어떤 아이는 위와 같이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고 저녁도 굶는다고 표시했다. 선생님은 “그러면 벌써 굶어 죽었겠네?” 하시면서 강냉이 빵을 배급받게 하셨다. 학급생들은 그 아이가 가난한 중에서도 아주 가난한 아이로 다들 알고 있었다. 그 아이가 좀 공갈로 그렇게 한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런 것은 강냉이 빵 먹으려고 밥 먹는 아이는 죽 먹는다고 하였고, 죽 먹는 아이는 한 끼는 굶는다고 하였고, 실제 죽 두 끼 먹는 아이는 세 끼 다 굶는다고 하향 표시를 한 것이다.
이렇게 나라와 가정이 가난한 형편에 있는 때였는데 선생님은 “돈이 더럽다”고 하셨으니 어린 우리들이 많이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랬는데 선생님은 이어서 말씀하기를 “돈은 이런 저런 많은 사람의 손에 쥐어졌다 만져지기 때문에 더럽다”는 것이었다. 그제야 선생님이 왜 돈이 더럽다고 말씀하시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때로부터 그동안 살아오면서 아주 가끔씩은 돈 즉 지폐나 동전이 위생상 더럽다는 것을 떠올려본다. 하지만 돈이기 때문에 더럽다기보다는 잘 간수하려고 지갑에 챙긴다. 만약 돈이 아니고 어떤 물건이 이런저런 많은 사람들의 손에 쥐여져 만져졌다며 깨끗이 닦거나 하였을 것이다.
●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딤전6:10)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하셨다.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하셨다.
그래서 돈이 더러운 것이다. 돈이 위생상 더러운 것을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상 더러운 것을 말씀하는 것이다.
믿는 우리가 돈이 있으면 잘 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 곧 일만 악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믿는 우리가 믿음보다 돈 버는데 열중하는 것이 곧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찌르는 것이다.
2020. 08. 28∥
김반석∥e0691@hanmail.net
선지자문서선교회∥http://www.seonjij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