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5 21:07
개혁 다락방 측 소속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
류광수 측근이 총무인 단체 추천… 교단은 관련성 언급 경계
2016년 01월 15일 (금) 11:47:10 홍순현 기자 hsh342@naver.com
【 <기독교뉴스> : 홍순현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 총회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에 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이하 개혁다락방 측) 총회장을 지낸 정학채 목사가 후보로 등록함으로써, 오랜만에 한기총의 대표회장 경선이 이루어지게 됐다.
정학채 목사는 12일 오후 한기총에 들러 대표회장 후보서류를 제출했다. 정 목사는 한기총 회원단체중 하나인 사단법인 해외문화교류협회의 추천으로 등록했다.
이에 앞서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의 추천을 받은 한기총 현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등록 첫날인 지난 7일 오후 2시 일찌감치 후보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한기총 혼란의 중심에 섰던 홍재철 목사 외에는 대부분 교단추천을 받은 이들이 대표회장을 지냈던 한기총 전통에 따라 이영훈 목사는 교단추천을 받아 후보로 등록한데 반해 정학채 목사는 단체추천으로 등록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길자연 목사)는 등록마감 시간인 12일 5시 이후 회의를 갖고, 두 사람의 후보등록을 심사한 후 처리하고 15일 오후 3시 후보공청회를 갖기로하는 등 일정을 확정했다.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에 현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에 이어 개혁다락방측 정학채 목사가 등록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가 심사를 하는 모습. ⓒ<기독교뉴스>
개혁다락방측 총회장 출신인 정 목사가 교단추천이 아닌 단체추천을 받았다는 것은, 한기총과 개혁다락방측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류광수 목사를 중심으로 한 다락방전도협회를 영입한 개혁측 멤버십 문제로 인해 예장통합 등 주요한 교단들이 한기총을 탈퇴한 후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창립하는 등 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예장합동도 이 문제 등으로 한기총을 탈퇴했지만 한교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러한 특수관계로 인해 정학채 목사는 개혁다락방측 총회장을 지냈음에도 교단추천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교단추천을 받을 경우, 그 결과 여부에 상관없이 한국교회에 대폭풍이 일어날 것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개혁다락방측의 한 관계자는 정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를 자기 교단과 연관 짓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정학채 목사는 우리 교단의 추천이 아닌 회원단체의 추천으로 등록했다”며, “만약 정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와 관련해 허위사실이나 억측으로 우리 교단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혁다락방측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정 목사를 추천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한국교회 내부에서는 정 목사의 출마와 류광수 다락방전도협회의 연관성을 추론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점이다.
선거라는 특수한 국면상, 비록 다락방전도협회가 정 목사의 출마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지라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사람 또한 많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 목사가 추천을 받은 ‘사단법인 해외교류문화협회’의 인적구성. 이 협회의 회장은 같은 교단 총무를 지낸 인사이고, 총무도 같은 교단 소속의 장로다. 문제는 이 단체의 회장이 교단총무였을 당시 다락방전도협회를 영입했다는 점, 이 협회의 총무가 류광수 목사의 지근거리에 있다는 점으로 인해 류광수 목사-정학채 목사의 연관성 빌미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류광수 목사나 개혁다락방측이 정학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 연관성을 극구 부인할지라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학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가 결과적으로 류광수 목사측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 목사가 당선되든 낙선되든 마찬가지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교회 내부에서 정학채 목사의 출마를 두고 ‘다락방전도협회가 한기총을 장악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일부의 곱지 않은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데마고기’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부정적 시각은 그동안의 객관적인 흐름과 맥을 같이하면서 계속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점에서 정학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에 따른 대표회장 경선 결과는 단지 한기총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교회 연합기구 전반에 걸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수 있다. 누가 당선되든,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지각변동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만약 정학채 목사가 낙선하면 다락방전도협회를 영입한 예장개혁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질 뿐 아니라 이를 계기로 한기총-한교연 통합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의 경우, 한기총은 홍재철 대표회장 당시보다 더 심하게 ‘종이호랑이’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정학채 목사의 사람 됨됨이가 좋고 리더십이 뛰어날지라도, 한국교회 역학구도에 따른 격동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관심사항은 류광수 목사나 개혁다락방측이 과연 정학채 목사를 적극 지원할 지 여부다. 정학채 목사는 등록 후 “무시도 한도가 있지…”라고 표현함으로써 개혁다락방에 대한 그동안의 처우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지만, 과연 다락방 등 개혁다락방측이 그를 적극 도울지는 미지수다. 한기총 안팎에서는 정 목사 소속 교단이 승산이 없는 상태라고 판단한다면 그를 주저앉힐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학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는 류광수 목사 등 다락방전도협회 측이나 예장개혁이 의도했든 아니든 그들이 한국교회 갈등의 한 축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특수함이 있다. 결국 그의 출마는 류광수 목사나 예장다락방을 사활을 건 한판 승부의 세계로 내몰게 하고 있다.
개혁다락방측이 교단 소속인 정학채 목사를 적극 도와도 문제에 봉착하고, 반대의 경우도 체면이 말이 아니어서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다락방전도협회 등 개혁다락방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딜레마다. ( 원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