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장수

2012.05.20 01:35

김반석 조회 수: 추천:

■ 봄나물 장수
선지자선교회
봄에는 나물이 나는 철입니다.
이곳 선교지에도 봄나물이 납니다.
제일 먼저 나는 나물은 쑥과 민들레와 미나리 등입니다.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봄나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 멀리 따뜻한 남방에서 올라온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當地(현지)에서 나물이 나오려고 하면 근 한 달음은 지나야 합니다.
지금 5월 중순으로서 두릅과 오가피가 한창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이 두릅과 오가피가 당지 것인지 남방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장 입구에서 봄나물을 파는 부부가 있습니다.
연세는 아마도 환갑을 막 지난 것 같기도 합니다.
봄에는 봄나물을 팔고 그 시기가 지나면 이것저것 좌판에 두고 장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 부부를 보면 봄이 왔는지 아직 안 왔는지 단박에 압니다.
그 얼굴에 딱 쓰여 있습니다.
얼굴이 환하게 표정이 좋으면 봄입니다.
얼굴이 찌든 채로 있으면 아직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봄이 오면 봄나물이 납니다.
쑥, 민들레, 미나리, 두릅, 오가피 잎, 등입니다.
그래 기다렸다는 듯이 손님들은 봄나물로 장바구니를 채웁니다.
장바구니를 채우면 그에 따라 나물 장수의 앞자락에 돈이 채워집니다.
봄나물이 나온 일주일이 지나 그 봄나물 장수 내외분을 쳐다봅니다.
그 정도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보름을 지나 한 달 정도가 되면 얼굴이 훤합니다.

봄나물 장수 남편 되는 분이 자전거를 타고 쓰윽 지나갑니다.
자신감이 있는 표정입이다.
돈 버는 재미에 얼굴이 훤한지
생활비가 없는데 돈이 벌리니 훤한지
어쨌든 봄나물이 나오고 봄나물 장사를 시작하면서 봄나물 장수는 훤해집니다.

목회자는 목회를 합니다.
선교사는 선교를 합니다.
목회자의 찌든 얼굴이 밝아집니다.
선교사의 찌든 얼굴이 밝아집니다.
찌든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밝아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돈 때문이라고 말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감의 갑절 때문이라고 말할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