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4 19:30
■ 소귀에 경 읽기
세상 속담에 ‘소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있다. 소를 조용한 풀밭에 풀어놓고 서당이나 서원에서 배운 천자문, 동몽선습, 소학, 시경을 아무리 읽어 준들 그 귀가 알아들 리가 없다. 아무리 들려 줘 봤자 ‘음머 음머’ 소소리 밖에 못한다.
그런데 우리 사람들도 가끔은 소가 되는 모양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상대방에 대한 말은 어떤 말이라도 잘 알아듣는데 자신에게 하는 말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니 말이다.
자기를 이용해서 덕 보려는 계산을 가지고 그저 듣기 좋은 말이라도 하면 입이 귀에 걸린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하나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쌍심지를 켠다.
한국에는 한국 소가 있고 중국에는 중국 소가 있다. 고삐에 매여 있는 소에게 아무리 옳은 말을 말해야 음머 음머 소소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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