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1 12:02
■ 우리는 어려도 너무 어리다
어제 길을 가다가 본 관경이다. 세 살도 채 안 된 어린 아이는 길가 화단(花壇)에 들어가 있다가 화단 밖으로 나올 모양이다. 화단은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줄을 쳐놓았는데 낮으막하게 세 줄을 쳐놓았다. 어린 아이는 맨 아래 줄 밑으로 나오려고 허리를 뒤뚱거려 굽히면서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줄이 낮아서 어린 아이의 머리는 줄에 걸릴 것이 뻔했다. 바로 그 때 곁에 있던 어린 아이의 엄마는 속히 번개처럼 머리에 걸리려하는 줄을 살짝들어 올렸고 아이는 무사히 줄을 잘 통과하였다.
위의 광경을 본 순간, 어린 아이는 그저 줄을 넘어온 것은 거의 본능적으로만 느낄뿐이지, 제가 몸을 잘 숙여 줄을 잘 넘었다는 이런 인식조차 못하지 싶었다. 더욱이 엄마가 머리에 걸릴 줄을 살짝 올려 들어주어서 제가 줄에 걸려서 넘어지지 아니하고 잘 통과한 것은 제 머리 위에서 한 것이라 눈으로 볼 수도 없었으니 전혀 알 수 조차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나이가 조금 더 들어서 말끼를 알아 둘을 나이에서 엄마가 그때를 말해주면 그때야 그랬는가보다 할 것이고, 철이 들어서 추억을 하면 그때애 제대로 엄마의 사랑을 인식할 것이다. 하여튼 현재의 이 어린아이는 아직 너무 어려서 아무 인식없이 무사히 줄을 통과하였다.
이 광경을 보면서 우리가 이런 어린아이와 같을 것이라 여겨졌다. 즉 우리의 매 순간 현실을 통과함에 있어서 아무 일이 없는 가운데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잘 통과한 줄로 알지만 실제로는 어린 아이의 엄마가 바로 곁에서 지켜 보호해준 것마냥 주님께서 우리를 지켜 보호하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마다에서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가 그냥 스르륵 통과한 줄로 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현실의 의미도 모르고, 또한 주님께서 우리를 지켜 보호하심도 인식을 잘 못한다. 우리는 어려도 너무 어리다. 물론 우리 중에는 좀 장성해서 좀 아는 우리도 있고 또한 좀 인식하는 우리도 있을 것이다.
- 2021. 04. 02∥
- 선지자문서선교회∥김반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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