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6 22:49
공개토론 거절하는 신천지의 좌충우돌 속사정
현대종교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9.12.16 12:12 입력
■ 신천지 교리 세간에 알려질 경우 사회적 질타 가능성 커
■ 공개토론으로 신천지 교리 모순이 신도들에게 노출될까 부담
■ 신천지의 계속된 공개토론 요청 ··· 신도 통제 위한 자작극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대표 이만희)가 천안에 이어 포항에서도 공개토론을 회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간 신천지는 한국교회가 공개토론을 거절해왔다고 주장하며, 본인들이 진리라고 설파해왔다. 신천지의 일방적 주장을 맹신했던 신도들은 자존감이 높아졌고,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단골 메뉴 중 하나로 공개토론을 택해왔다. 그러나 막상 한국교회가 공개토론을 제안하니 신천지는 갖은 핑계와 이유를 둘러대다 거절했다. 신천지는 왜 한국교회가 제안한 공개토론 앞에 꽁무니를 뺐을까? 본지는 공개토론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신천지의 속사정을 헤아려 보았다.
신천지의 교리적 모순 신천지가 더 잘 알아
우선 공개토론이 진행된다는 건, 신천지 교리가 세간에 공론화되는 셈이다. ‘기승전 이만희 신격화’ 교리를 전해 들은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열이면 열 ‘사이비 종교’라고 평가하지 않을까? 신천지의 존재를 몰랐던 사람도, 저들의 허무맹랑한 교리 앞에 등을 돌리지 않을까? 나아가 신천지로 인해 피해를 본 가족들을 돕는 국민적 분위기가 조장되지 않을까? 공개토론이 진행됨과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나비효과를 소개한 것이지만, 터무니없진 않다.
신천지는 천기총(회장 임종원 목사,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 이대위(위원장 유영권 목사, 이단대책위원회)가 제안한 공개토론을 거절하다 못해, “성경을 덮고, 아는 것 내에서 토론을 하자”고 요구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본인들의 교리가 세간에 노출되면서 생겨날 역효과를 계산한 결과로 읽혀진다. 이 외에도 신천지가 포교를 시도할 때 ▲본인의 신분과 소속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접근하는 것 ▲성경공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하는 것 ▲초급 · 중급 · 고급 등 단계별 성경공부를 이어가는 것 역시 본인들 교리에 숨겨야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권위 상실로 인한 체제 붕괴 우려
신천지는 저들의 잘못된 교리를 주입해 형성된 신도들을 규합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도들은 본인에게 신천지 교리를 심겨준 교역자를, ‘정신적 지주’로 믿고 따른다. 신천지 탈퇴자 역시, “이만희는 물론 담당 교역자를 선망하는 것을 넘어 맹신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신천지 교역자는 신도들에게 있어 존경의 대상을 넘어 ‘권위자’의 위치에 세워져 있다. 이런 위치의 신천지 교역자들이 공개토론에서, 횡설수설하거나 진땀빼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신천지 체제엔 심각한 균열이 생기게 된다. 물론 본인들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올 수도 있겠지만, 모순된 교리로 공개토론에 임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개토론을 통해 신천지 신도들이 성경에 관한 올바른 잣대가 생길 경우 체제 유지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천지가 패색이 짙을 것을 넘어 권위 상실로 일어날 체제 붕괴의 위험성까지 내다보이는 공개토론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
신천지의 계속된 공개토론 요청?
신천지는 천기총과 포항신천지공개토론협의회(공동대표 김영걸 목사, 장의환 목사, 장순흥 교수)가 제안한 공개토론을 거절했음에도, 한국교회 앞에서 공개토론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신천지가 한국교회 측이 요청한 공개토론을 거절한 점이다. 갖은 핑계로 공개토론을 거절하자, 한국교회는 장소와 일정을 정해 초청도 했다. 그러나 신천지는 한국교회가 공개토론을 요청한 같은 날과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독자적으로 공개토론을 진행했다. 신천지가 지정한 장소에 찾아가 공개토론에 임하려 했지만,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입을 막았다. 제삼자가 보아도 신천지가 공개토론을 회피하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신천지는 왜 한국교회 앞에서 공개토론을 운운하는 것일까?
신천지의 이러한 움직임은 신도 통제와 더불어 가짜뉴스를 생산하기 위한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 천기총은 신천지 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한 사실과, 공개토론을 진행하기 위한 조율과정을 천안시 전역에 플래카드를 부착해 공개했다. 천기총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신천지 신도들도 공개토론 진행 과정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신천지가 공개토론을 거절한 명확한 사실 앞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신도들의 내적 갈등을 신천지가 더 잘 알고 있었기에, 한국교회 앞에서 공개토론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루어지지 않을 공개토론이지만, 한국교회를 조롱하는 하나의 창구를 마련해 신도들을 규합하고 진실을 덮는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
공개토론을 기획했던 천기총 이대위 위원장 유영권 목사. 유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천안과 포항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역별 공개토론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신천지를 공격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역시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개토론과 같이 신천지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공격적인 대처 방법이 마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