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30 01:15
위장과 거짓말로 일관하는 신천지
헌신이란 미명으로 가족들과 생이별한 신도들 착취
현대종교 2017.10.25 11:50 입력
▲ 신천지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착용하고 시장에 방문한 모습
■ 육의 가족보다 영의 가족이 더 소중하다는 교육받아
■ 명절에도 집 가지 않고, 집에 갈 땐 섭외부장과 피드백한 후 이동
■ 시장 방문 시 신천지 로고 새겨진 조끼 착용하도록 지시
신천지에서 생활했던 지난날이 생각난다. 신천지는 예수님께서도 초림 때 ‘이단’이라는 오명을 쓰셨다며, 현재 신천지가 외부로부터 ‘이단’이라고 핍박받는 건 성경적으로 당연한 일이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이만희 교주는 이단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신도들에게 거짓말을 강요하고, 봉사활동에 신도들을 동원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신천지 홍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
신천지에 있을 당시 신천지는 매달 한 번 이상 신도들에게 의무적으로 영등포시장을 방문하게 했고 음식을 사 먹으며 신천지 홍보활동을 하게 했다. 팀장이었던 나는 매번 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신천지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착용하도록 지시받았으며, 신천지 자원봉사단 문구가 적힌 홍보판을 들고 신천지 홍보활동을 하기도 했다. 시장을 방문할 때는 최대한 많은 인원의 팀원들을 데리고 가야 했는데 많은 신천지 신도가 가서 시장을 방문해야 신천지 홍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었다. 방문 후에는 팀별로 몇 명의 팀원이 방문했는지 인원수를 보고하게 시켰고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팀원이라도 연락이 닿으면 인원수를 채우기 위해 곧바로 시장으로 오게 했다. 매달 가는 시장 방문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돈이 없는 팀원을 위해 음식값을 대신 내줘야 했고 이동하는 차비와 밥값에 돈을 빌리는 일도 생겼다. 하지만 시장방문을 통해 신천지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상인들도 전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달 시장을 방문했다. 이 외에도 신천지는 지역에 있는 벽화 그리기를 통해 신천지 홍보활동을 했고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이나 복지시설에 방문해 신천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신천지는 대부분의 봉사활동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신천지 홈페이지와 「뉴스천지」에 게시해 두었다.
▲ 신천지 홍보판을 들고 홍보활동을 펼치는 모습
표면적 특별 지시사항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가 직접 내리는 ‘총회장 특별 지시사항’이 있다. 대부분의 특별 지시사항은 사회에서 신천지가 이슈화되거나, 신천지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만희 교주가 신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내리는 명령 같은 것이다. 이만희 교주는 특별 지시사항을 통해 공식적으로 신천지 신도들에게 휴학, 가출, 이혼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내가 신천지에 입교하기 전부터 이미 그곳에서 오래 생활했던 대부분의 사명자(신천지 안에서 직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신천지 포교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휴학했고, 대학교에서 제적되었거나, 집을 나와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나 또한 학교와 신천지 센터의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신천지 센터 과정(편집자 주: 신천지 교리를 세뇌시키기 위한 과정)에서부터 휴학을 하게 되었다. 당시 성적이 좋아 장학금까지 받게 되었지만 신천지 관계자는 나를 신천지 센터로 데려가기 위해 “이런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말씀을 선택했을 때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 얼마나 큰지 느껴봐야 하지 않겠냐”며 간접적으로 휴학을 강요했다. 결국 그들이 원하던 대로 1년 휴학을 하게 되었고 7개월 센터 과정을 마친 뒤 신천지 신도로 입교하게 되었다.
입교하자마자 바로 직책을 맡게 되었는데 신천지에서 하는 전도활동과 교육 때문에 집에는 한 달에 한 번조차 갈 수 없게 되었다. 매주 한 번씩 봤던 가족들의 얼굴이 보고 싶었지만, 육의 가족보다 영의 가족이 더 소중하다는 교육을 듣고는 집에 아예 내려가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의 휴학기간을 전부 신천지 활동하는 데만 쏟았고 다시 학교를 가야할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신천지에 먼저 온 대부분의 선배 사명자들은 학교도 그만두고 결혼도 미뤄가며 짧게는 5년 길게는 몇 십년 동안 신천지 일에만 몰두해 사는데, 나 혼자 학교에 가려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또한 설교시간과 사명자교육 시간을 통해 이만희 교주가 세상 것보다 하나님의 일(신천지 일) 하는 것이 더 귀한 일임을 강조했기에 세상에 나가 무언가를 한다는 사실이 죄책감으로 여겨졌다. 윗선에서도 휴학하면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가족들에게 나가 살 수 있는 핑계가 없어 결국 학교에 복학하게 되었다. 말로만 복학이었지 신천지에서 지시하는 일들이 많아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일이 잦았고, 과제나 팀별 모임이 있을 때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모임을 빠지기도 했다. 온갖 보고사항 때문에 수업시간에 집중할 수 없었고 학교에 있어 답이 늦을 경우에는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혼나는 일이 자주 생겼다.
전일자와 핍박자를 위한 숙소
신천지는 신천지 교회와 센터를 활용해 숙소를 무료로 제공한다. 숙소 사용자는 반드시 신천지에서 ‘전일자로 활동’하는 사람이어야 했는데,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던 나는 학교와 집이 멀다는 이유로 전일 활동자가 아님에도 숙소에 살 수 있었다. 처음 숙소에 입소한 날 이미 그곳에는 신천지 교리에 세뇌되어 신천지 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를 중퇴해 집을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숙소에 들어가게 될 당시만 해도 신천지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지만 그러한 기쁨도 잠시, 숙소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신천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 몸은 점점 쇠약해져 갔다. 숙식자들은 반드시 새벽 교육을 들어야 했으며, 분리수거는 물론, 매일 청소를 해야 했고, 지정해 준 횟수만큼 교육을 참석하지 못할 시에는 숙소에서 나가야 한다고 매번 강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예배시간과 교육시간에는 숙소를 사용할 수 없었고, 몸이 아프거나 쉬고 싶을 때조차 숙소에 들어갈 수 없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으며 잠을 자기도 했다. 가끔 가족들을 만나러 집에 갈 때는 외박신청서를 작성해 언제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일일이 보고하고 움직였는데 숙식자로 산다는 건 매우 피곤하고 마치 족쇄와도 같아서 나를 옭아맸다.
신천지는 전일자 숙소뿐 아니라 핍박자 숙소도 제공하고 있는데, 핍박자 숙소는 가족들에게 신천지인 사실이 알려져 핍박을 받아 집을 나와 사는 신도들이 머무는 곳을 말한다. 핍박자 숙소는 전일자 숙소와는 다르게 교육관이나 센터에 위치하지 않고 신천지 교회 건물과는 다소 먼 곳에 위치해 있는데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곳에서 신도들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핍박자 숙소에 사는 신도들은 대부분 명절에도 집에 가지 않았으며 집에 갈 때는 섭외부장과 피드백을 한 후 이동했다. 가족들에게 핍박받아 집을 나온 친한 동생이 명절이 되어도 가족들에게 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 집에서 만든 음식을 가져다주는 일도 있었다.
▲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신천지 교육관 내부(좌),
외박 시 제출해야 하는 외박신청서(우)
신천지는, 외부에서 자신들을 이단이라고 하는 것을 성경적이라고 가르치면서도 이단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거짓말을 강요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에 신도들을 참여시키는 등 이율배반적인 활동들을 계속해서 펼쳐왔다. 이러한 신천지의 거짓말에 속아 모든 삶을 다 바치려 했던 지난날의 모습이 후회되지만, 지금이라도 신천지라는 지옥에서 건져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직도 신천지의 거짓말에 속아 학교도, 가족들과의 만남도 포기한 채 그곳을 진리로 믿고 살아가는 신천지 신도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지만, 하루속히 신천지가 거짓임을 깨닫고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예진(가명) mrmad@hdjongk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