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2 14:37
채영남 총회장과 임원들 "이단특별사면 선포철회"
"절차에 대한 해석과 교단을 염려하는 총대들의 뜻 받들어"
2016년 09월 22일 (목) 14:04:03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 <교회와신앙> 】 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의 ‘이단특별사면 취소결심’ 해법은 역시 꼼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총회장과 임원일동으로 발표한 요지는 “지난 9월 12일에 행한 총회장의 이단사면선포 철회”였다.
‘사면 결정은 유효’하되 ‘이단사면 선포만 철회’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즉 “헌법위원회와 규칙부가 제시한 이단사면(해지)와 관련한 교단의 절차에 대한 해석과 교단을 염려하는 총대들의 뜻을 받들어”라고 했지만, 결론은 ‘가부는 절차에 따라 총회에서 결의할 사안’으로 넘어가는 셈이다.
22일 오전 9시에 언론사에 메일로 통지하겠다는 발표문은 12시가 훨씬 넘어서야 공개됐다. 그러나 예장통합의 21일 총회임원회의 회의 결과 발표내용은 면피용 꼼수와 다름이 아니었다. 채영남 총회장이 20일 증경총회장 모임에서의 ‘취소결심’은 ‘선포철회’로 이행하는 모양새는 갖추되 절차에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정도로 봉합하고, 결국 모든 책임을 제101회 총회에 떠넘기고 빠져 나가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회와신앙>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21일 총회임원회의 결의는 ‘사면취소’였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지만 즉시 발표하지 않고 익일 오전 9시로 공개를 미루면서 밤사이에 방향이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채영남 총회장이 회의결과와 발표문건을 보고받고 결심하는 시간이 길게 주어짐에 따라 방향타를 흔들리게 하는 요소들이 작용했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채영남 총회장과 총회임원들은 밤새 고뇌해서 내놓은 ‘꼼수’는 물밑 수준에 머무르던 채영남 총회장 ‘탄핵론’에 힘이 실리면서 상처만 더 키우는 꼴이 될 공산이 크다.
예장통합 강원동노회(노회장 한억만 목사)는 ‘총회장 이단 특별사면에 관한 성명서’에서 “총회장의 이단 특별사면은 교회를 분열시키고 교단정체성을 혼란시키기에 충분하기에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원천무효화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아가 “총회가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법과 과정을 무시한다면 노회나 개 교회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겠는가”라며 “앞으로 어떤 결정이든 절차나 과정은 총회장이든 그 누구라도 투명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총회장을 탄핵하며 아울러 특별사면과 직간접 관여자들은 소명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상응되는 처벌”을 주장했다. ( 관련 기사 보기 )
‘원천무효’라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당초 특별사면위원회를 허락을 받을 때 그 대상과 방법을 “책벌 받은 자들”과 “이단사이비와 관련하여 시벌 중에 있거나 종료된 자(면직, 출교)의 경우는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 의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함”이라고 그 한계를 명시했었다.
이는 ‘책벌’과 ‘시벌’은 교단 내에 있는 인사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지, 교단 밖의 이단사이비 관련 인사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관련 기사 보기 )
특별사면위원회는 제100회 총회 때 정해진 범주를 벗어나 교단 밖의 이단사이비 관련 인사들의 사면신청을 받아 심사를 진행했고 채영남 총회장은 이를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자문을 무시한 특별사면위원회의 건의를 덥석 받아 제101회 총회 개회를 불과 2주간을 앞두고 ‘이단특별사면’을 선포해버렸다. 거기에다가 박윤식(평강제일교회)은 특별사면위원회에서는 부결되었으나 총회임원회를 거치면서 사면에 포함된 사실을 이정환 특별사면위원장이 자신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인정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예장 통합의 제101회 총회의 주제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이다.
예장통합이 ‘이단옹호교단’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시 거룩한 교단’이 되기 위해서는 제101회 총회에 ‘이단특별사면’의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특별사면 전체무효’를 결의하여 선포하고 공고해야 한다. 단, 예장통합 교단 내에서 책벌에 따라 시벌을 받았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헌법(권징)이 정한 해벌 절차를 밟아 다시 사면을 선포해야 한다.
이렇게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고 봉합하는 수순으로 넘어갔다가는, 언제 ‘특별사면’이 ‘이단해지’로 둔갑해 예장통합의 심장을 겨누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
결국 ‘이단특별사면’의 공은 제101회 총회로 넘어가게 됐다. 증경총회장들의 강권과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노회와 신학교수들의 성명서에 밀려 한 발 물러선 듯 어정쩡한 채영남 총회장. 오는 26일 총회가 개회될 때까지 몰아치는 후폭풍을 어떻게 감내할지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더불어 예장통합과 한국교회도 몸살을 앓게 될 전망이다.
예장통합의 ‘이단관련 특별사면 선포절회’에 대한 발표문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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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임원회는 지난 9월 20일 최근 총회의 관심사인 이단 관련 특별사면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증경총회장님들과 회동하였습니다.
우리 임원회는 교단을 염려하시는 증경총회장님들의 한결같은 권면을 적극 수용하여 결의한 바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임원회는 제101회 총회가 화평하고 거룩한 가운데 개최되고 진행되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생각하여, 헌법위원회와 규칙부가 제시한 이단사면(해지)와 관련한 교단의 절차에 대한 해석과 교단을 염려하는 총대들의 뜻을 받들어, 지난 9월 12일에 행한 총회장의 이단사면선포를 철회합니다.
그동안 총회와 임원회에 대한 전국 교회와 총대들의 충정어린 조언에 감사드리고,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하며,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6년 9월 2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채영남 목사 외 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