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반석     번호 : 109
게시일 : 2006/01/15 (일) PM 09:12:51     조회 : 80  

■ 개(犬) 목자


나는 7년 동안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친정에 가서 개 한 마리 가져왔는데 개 이름을 '해피'라고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 개가 얼마나 영리하고 정이 들게 하는지 깨끗하게 목욕을 시키고는 밤마다 이불 속에서 함께 데리고 잤습니다.

우리 부부가 가장 자리에 눕고 가운데다 개를 재웠습니다.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정들었고 사랑했습니다. 기도하려고 눈을 감으면 개만 어른거렸습니다.

목사가 개를 사랑하니까 교인들이 우리 집에만 오면 개를 쓰다듬고 안아주었습니다. 우리 목사님이 좋아하는 개라고 교인들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도 먹지 못하는 쇠고기를 갖다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성도들이 여름철 뜨거운 태양 아래서 하루 종일 모내기를 해서 번 돈으로 목사에게 양복 한 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습니다. 정말 성도들이 피땀이 어려있는 귀한 양복이었습니다.

그 옷을 입고 성전에 가서 먼저 주님께 감사하고 심방을 갔다오는데 개가 진흙탕에서 놀다가 막 뛰어와 내 품에 안기었습니다. 양복에 진흙이 묻었습니다. 나는 화가 나서 발로 개를 찼습니다. 해피는 '깨갱'하고 도망가더니 그 날 밤부터 밥을 안 먹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눈꼽이 끼는 것입니다.

다음날 해피를 가슴에 안고 가축 병원에 가서 진찰을 했습니다. 개가 골병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병명은 콜레라의 재발이었습니다. 개를 병원에 놓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안됐습니다. 다음 날 또 갔습니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병원에 전화했더니 수의사 말이, 지금 치료 중인데 이 개가 나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없어지면 자기가 처치해 버린 줄 알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 시내에 나갔다가 병원에 들렀더니 개가없어졌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눈물이 계속 흘러 내렸습니다. 성전에 들어가서 무릎을 꿇었는데 얼마나 눈물이 쏟아지는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개와 정이 들었습니다.

주께서 이 종에게 감동을 주셨습니다.

"종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렇습니다"

"그러면 내 양들을 위해 쇠고기를 사다 먹인 일이 있느냐?"
나는 "별로 없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또 "내 양을 위하여 눈물 흘리며 안수 기도한 적이 있느냐?" 하고 물으시는 것입니다.

"별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라고 하자

주님께서는 "네 어머니가 돌아 가셨을 때 얼마나 울었느냐?"

그리고 "네 사랑하는 성도가 죽었을 때는 얼마나 울었느냐? 너는 개 목자다. 너는 내 목자가 아니고 개 목자다."하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나는 그때 중대한 것을 하나 깨달았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렇다면 내 양을 먹이라."

그 후부터는 양을 먹이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다 버렸습니다. 양을 사랑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은 다 "개 목자"라고 느꼈습니다.


(이글은 '별세의 지도자'라는 책에서 부분 발췌하였습니다.
글 쓰신 분은 이중표 목사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