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은 전통적으로 이이제이(以夷制夷, 직접통치보다는 변방민족에 의한 견제와 통치)와 같은 유화적 통치방법, 원(元)대의 토사제도(土司制度, 전통적인 토착지배계급에 하위서열의 신분을 보장해주어 그들로 하여금 관할지역을 관리하게 하는 일종의 간접통치)와 청(淸)대의 유관제도(流官制度, 지방관리를 중앙에서 파견하는 중앙집권정치) 등을 선호했다.

그러다가 사회주의혁명 과정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적인 방식인 민족자결·연방제·민족자치와 중국사회주의 방식인 민족구역 자치의 원칙을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방식과 결합하면서 중국적 소수민족정책을 수립하게 된다. 그것은 강력한 한족 단일성에 기반한 인구상황과 시간이 지날수록 소수민족의 문제는 희석될 것이라는 인식의 소산이었다.

특히 덩샤오핑(鄧少平)정권은 문화적 관습, 혈연과 종교에 기반한 상부구조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강압적인 민족정책이야말로 분리주의 운동을 더욱 확대해갈 것이며 이것은 결국 중국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맥락에서 소수민족에 대한 유화정책이 더욱 강화되었고, '하나의 중국'을 목표로 삼아 그것을 위협하는 요소 -타이완의 독립, 티베트의 독립 등-를 억제하기 위하여 많은 정책적 배려를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헌법에는 전국의 여러 민족은 모두 평등하며 정치·경제·문화생활에서 한족과 동등한 대우와 권리를 향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헌법의 보장과 정책적 배려하에 운용되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을 요약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소수민족에 대한 평등정책을 시행한다.
둘째, 소수민족지역의 자치를 시행한다.
셋째, 소수민족 간부를 양성한다.
넷째, 소수민족이 자신들의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다섯째, 소수민족의 풍속습관과 종교신앙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적인 보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들은 단지 명목상의 자치지역일 뿐이다. 자신들의 이름을 딴 자치지역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은 지방정부와 당 조직에 많은 대표들을 두고 있지만, 한족이 일반적으로 최종적인 통제를 하고 있으며 다양한 통제전략을 수립하여 소수민족들을 규제하는 등 한족 중심주의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또한 소수민족에게는 계획출산의 완화, 명문대학 진학의 배분, 취직상의 혜택 등의 우대조치를 취하기도 하지만 소수민족이 중앙정계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은 대단히 희박한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정부의 소수민족정책이 외형적으로 그들이 표방하는 것과 같이 소수민족의 결집이나 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하나의 중국'을 겨냥한 한족의 제한적인 배려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