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3 23:43
■ 아! 불쌍하다
이곳 선교지도 한국과 비슷한 형태가 있는 것이 시장이다. 대대로 내려온 재래시장이 있고 또 슈퍼마켓이 있다. 어떤 지역은 재래시장이 타격이 많고 어떤 지역은 좀 덜하다. 그 양상도 한국과 거의 같다.
(행3:2) 나면서 앉은뱅이 된 자를 사람들이 메고 오니 이는 성전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기 위하여 날마다 미문이라는 성전문에 두는 자라
시장에 대해서 말하다가 어째 불쑥 앉은뱅이에 대한 성구를 올렸는고 할 것 같다. 그 까닭은 다음과 같다.
오늘 저녁에 근처 재래시장에 들렀다. 앉은뱅이가 구걸을 하기 위해 시장 바닥을 몸으로 쓸고 있었다. 한국에도 예전에는 타이어를 하체에 붙이고 바닥을 끌면서 구걸하는 이들이 있었다. 꼭 그와 같은 광경이다.
오늘은 5월 중순인데 올해 들어서 기온이 제일 높은 것 같다. 따뜻덥한 날씨에 앉은뱅이는 나무로 짠 구걸통을 끌판 위에 올려놓고 시장을 끌고 다니고 있었다. 구걸통 안에는 돈이 반 이상이나 차 있고.
이런 광경을 시장을 갈 때면 혹 한번 씩 만나게 되지만 오늘은 유달리 앉은뱅이의 구걸하는 모습이 피곤에 찌들고 더운 날씨에 더 찌들어서 아주 고역스럽게 보인다.
저렇게 땀을 쩔쩔 흘리며 고통스럽게 구걸을 해서 한번 자신이 제대로 쓸 수도 없을 것인데 구걸한 돈이 쌓이는 그 맛에 어제도 오늘 같이 구걸하였을 것이고 내일도 오늘 같이 구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구걸하는 앉은뱅이만 그럴까? 재벌이 사업해서 돈 쌓이는 재미에 제 몸 죽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진작 자기를 참 유익되게 하는 데 제대로 써보지 못하였다면 앉은뱅이 처지나 무엇이 다를까? 아! 앉은뱅이 불쌍하다. 아! 재벌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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