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2 00:55
■ 주일학교, 서부교회에 길을 묻다
열흘 전에 선교지에서 동역하는 현지교회 목회자께서 서부교회 주일학교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백영희 목사님께서 서부교회 담임하실 때에 주일학교 학생이 세계 최대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최대 주일학교가 되었습니까?”
그래서 그 당시 서부교회 주일학교 반사였고 또 중간반사였기에 그 당시를 떠올리며 백영희 목사님의 교훈과 양육, 반사직은 주의 피로 구속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와 충성 등을 말했습니다.
엊그제 ‘서부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가 한국 교회에 얼마나 되는가 하고 인터넷에서 검색하던 중에 다음의 자료가 보였습니다. 이 자료는 서부교회가 어떻게 해서 최대 주일학교가 되었는지 하나의 참고 자료가 되겠기에 소개합니다.
(아래의 도표는 1986년도 통계, 이후 10,000 명이 넘은 때와 여름성경학교 때 최고 출석 13,000 여명)
한국교회 주일학교 위기, 서부교회에 길을 묻다
한국기독신문 2015/01/31 [ 신상준 shangjun@hanmail.net ]
▲ 1986년 ‘월간 교사의 벗’ 조사내용
▪ ‘다음세대’에 대한 한국교회 위기감
얼마 전 통합측이 발표한 주일학교 통계가 한국교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교단 산하 8천 여개 교회 중 약 4천개의 교회에 주일학교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다음세대에 대한 위기감이 대두됐다.
이 같은 위기감은 통합측 교단 뿐만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 드리워져 있다. 특히 복음률이 낮은 부산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05년 인구총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부산의 복음률은 10.4%다. 금년(2015년) 실시될 인구총조사는 상황이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주일학교 학생들의 복음률이다. 부산지역 어린이 사역자 대부분이 공감하는 어린이 복음률은 성인보다 심각한 3-4%대라는 것이다. 때문에 부산의 대표적인 연합단체들도 금년 화두를 ‘다음세대’로 잡고 있을 정도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본부장 안용운 목사)는 금년 중점 사업으로 ‘4-14 Window‘를 도입했고, 이 사업을 통해 주일학교 부흥을 다시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인건 목사)도 주일 학원휴일법안을 상정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들이 주일학교 부흥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지는 의문이다.
과거 부산에는 세계최대주일학교 교회로 이름을 떨치던 교회가 있다.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에 위치한 서부교회다. 담임이었던 백영희 목사 사후 교회가 혼란스런 시절을 보내면서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서부교회는 주일학교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빛냈다. 1980년대 당시에도 세계최대 교회였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일학교만은 서부교회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정도다.
그럼 서부교회는 어떻게 세계최대 주일학교 교회가 되었을까?
▪ 백영희 목사의 목회 소신
1951년 서부교회에 부임한 백영희 목사는 ‘어린이 성장이 곧 교회의 성장’이라는 목회 방침을 내세웠다. 부임당시 장년 40명, 주일학교 70명이 전부였지만 부임과 동시에 어린이 사역에 모든 열정을 불태웠다. 백 목사의 이 같은 목회 소신은 성도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서부교회 성도들은 반사(교사)직을 가장 큰 봉사로 알았고, 어린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생각했을 정도로 성도들 전체가 어린이 사역에 매진했다. 백영희 목사는 “반사직은 우리의 천직이요. 주업인 것을 알고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서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때문에 장로들도 ‘장로’라는 이름보다 ‘반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원했고, 70세가 넘은 성도들도 반사직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반사는 아무나 할 수 없었다. 반사는 스스로 희생을 각오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 ‘반사’의 희생
서부교회 교사는 ‘원반사’와 ‘보조반사’로 나뉜다. 원반사는 이미 아이들을 전도해서 가르치고 있는 교사였고, 보조반사는 원반사를 도와 어린이를 돌보는 보조교사의 역할이었다. 1987년 서부교회 어린이 출석수는 1만 명이 넘었고, 학급수는 6백여개, 반사수만 1,350명이었다. 반사는 기본적으로 세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자신의 신앙관리다. 경건한 삶은 기본이고,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금요철야는 꼭 참석하고 스스로 신앙을 관리할 수 있어야 했다. 특히 주일 담임목사의 말씀은 다음주 학생들을 가르치는 공과였기 때문에 주일성수를 지키지 않고서는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었을 정도였다. 두 번째는 기도생활이다. 반사는 자신의 수첩에 아이들의 이름과 환경, 기도제목을 적고 매일 한번 이상 기도시간을 가져야 했다. 아이들이 많은 반의 경우 하루 2-3시간의 기도시간은 기본이었을 정도. 세 번째는 심방이다. 아이들 집을 직접 찾아가서 아이들 부모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처음에는 거부당하는 것이 다반사지만, 이들의 노력은 결국 부모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 철저한 말씀 중심의 예배
서부교회 주일학교 예배는 오전 8:30분에 시작된다. 서부교회 예배 형식은 지금의 ‘어린이 예배’와 큰 차이가 있다. 묵도-찬송-부장교사통반-분반공부 형식으로 진행된다. 찬송의 경우 어린이 찬송이 아닌 어른 찬송가를 사용한다. 부장교사통반의 경우 지난 주 담임목사 설교 말씀을 요약해서 아이들에게 문답 형식으로 진행한다. 분반공부도 통반공부와 마찬가지로 지난 주 담임목사의 말씀을 반사가 읽어주고, 문답형식으로 진행한다. 이후 부장교사가 다시 묻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곤 한다. 이같은 문답 형식의 성경공부는 여러차례 반복을 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한 가지 말씀을 갖고 10차례 이상의 질문과 답변을 하는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을 한다.
서부교회 주일학교 예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동화나 율동 같은 오락적인 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공과교제도 따로 없고, 예배 형식은 어른들과 동일할 정도로 아이들 입장에서는 딱딱하다. 오직 문답 형식으로 말씀을 외우도록 하는 것 외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철저히 배제된다는 것이다. 서부교회 주일학교 운영안에는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그 뜻을 위주로 하고 아이들이 기뻐하는 아동 심리 위주로 하지 않는다’는 내규를 담고 있다. 현재 어린이 예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외예배나 영화예배, 각종 오락 및 게임은 서부교회에서 찾아 볼 수 없다. 철저한 말씀 중심의 예배만을 지향했다는 것이 서부교회만의 특징이다.
▪ 지금 시대에 적용 할 수 있나?
만약 지금 서부교회와 같은 예배 형식을 따르라고 한다면 다수의 교회는 “시대가 달라졌다”고 답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에는 가능했지만 현재 적용하기는 무리라는게 그들의 주장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 당시(1980년대)에도 다른 교회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오락적인 요소들을 많이 시도했고, 선물과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서부교회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없었다는 것이다. 백영희 목사는 고집스럽게 세상적인 재미나 오락적인 측면을 배제했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의 학문과 다르고, 그것을 깨닫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아이들 입장에서 재미나 오락은 말 그대로 세상적인 측면으로 생각했다. 백 목사는 그것이 세상과 타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오직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주일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서부교회가 세계최대주일학교 교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담임목사의 목회방향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그에 따른 교사(반사)들의 헌신적 희생과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 한분만 바라보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말씀 위주의 예배가 세계최대주일학교 교회를 만들 수 있었다고 정의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주일학교 부흥을 위해 너무 세상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고민해야 한다. 세상적인 것(지식과 상식, 재미와 오락) 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소중하고 더 절실한 이때 우리는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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