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원에서는 중국의 예술을 그림을 통하여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중에서도 그림과 글, 즉 미술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하기로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이들 관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언급해 왔고, 최근 이것은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라는 새로운 범주로 부각되고 있다.

글과 그림의 관계에 대하여 중국인들은 서양인들의 인식과 달랐다. 중국인들은 이들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통합체로 이해하였으며, 더 나아가 이미지와 텍스트가 통합되어 있는 서예(Calligraphy)까지 포괄시켜 이해하였다. 즉 쓰기 행위로서 서예가 서사(書寫) 기능 외에 예술 영역의 하나로 존재하며, 그래서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가 서양보다 더 복잡하고 통합적이다. 따라서 중국에는 화론(畵論)과 시론(詩論), 그리고 서론(書論)이 하나의 영역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 단원에서는 중국 그림의 역사적 전개과정에 대한 설명을 통하여 그것의 다층적인 재현체계 및 텍스트와 이미지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과 함께, 중국인들이 그림을 독립된 예술 장르로 보지 않고 문화생활 속에 탄생한 '종합적 교양'으로 여겼으며, 중국 그림을 그리는 것은 총체적 예술행위라는 사실을 아울러 설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