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목사님 옥중편지와 설교 (16)
선지자선교회
옥종면 북방리에 사는 양희에게/손목사 옥중서신
옥종면 북방리에 사는 양희에게 준 글
(연월일 미상)
네 앞에 부딪치는 모든 파란 곡절을 피하려고도 두려워도 고민도 할 것 없이 도리어 기뻐 감수하는 것이 나으리라. 두려워하며 피할수록 더욱 더 고통을 사게 되나, 오히려 기뻐감수하게 되면 도리어 악마는 패하여 물러가게 되느니라. 아니 그보다도 하나님은 우리를 더욱 위대한 자식과 종을 만드시기 위하사 일부러 주시는 위대한 선물의 갖은 파란 곡절들이니라.
송죽(松竹)의 명성은 북풍이 연단시켰고, 황금의 진보(眞寶)는 불의 연단으로 인함이니 그러므로 위인(偉人)의 뒤에 따르는 법이니라. 넓은 바다에는 파도의 쉴 날이 없겠고, 큰 나무에는 바람도 많이 맞게 되리라. 행여나 네게도 고난이 많거든 이를 생각하고 기뻐하라. 고난을 꿀같이 달게 먹는 자가 되라!
그러나 너는 위인을 욕심을 내어서가 아니라, 죄악으로 얽히운 육의 껍질을 벗어야 하겠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연단은 마땅히 받아야 하는 것이며, 지상에 두 번 돌아오지 못하는 세상 고난 육체의 고난(世苦肉苦)의 맛은 하늘의 천사도 부러워 한다더라. 영화의 뒤끝은 다시 섭섭함이라 하나, 고난의 뒤는 위로와 기쁨이 다음 차례가 되는 법이다. 하물며 주안의 고난의 진가(眞價)리요! 더욱이 우리가 안락을 도모하지 말 것은 내 주님 맛보시지 않으신 세상 영화와 육적 쾌락(世榮肉樂)을 내 어찌 감히 생각인들 하리요! 오직 우리의 의무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찾아갈 뿐이니라. 악마는 갖은 파란 곡절을 가져와서 성도의 뒤를 따르되, 하나님은 오히려 이를 이용하사 위대한 인물과 천국의 귀보(貴寶)를 삼으시느니라. 그러므로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 감사!
손양원목사 옥중편지/옥종면성도에게(1)
옥종면 북방리에 사는 신도들에게
(1944년 6월 24일)
"기간에 각양 파란곡절은 너희들을 연단시켰구나. 파도는 지혜 있는 사공을 만들겠고 한설(寒雪)이 아니었더라면 송죽지절(松竹之節)을 누가 알리요. 한설을 감인(堪忍)하니 매화는 아름답고, 추상(秋霜)을 거쳤으니 국화는 향기롭다. 신고를 감수(甘受)하니 내심이 낙원이요 만난을 극복하니 용사보다 강하구나.옳다! 이때에 더구나 너희들은 솔선하여 인내에 모본자가 되라···수곡(收穀)을 적게 받게된다니 일변은 섭섭하나 손해본 자가 있는 것보아 확실히 덕을 보는자가 있겠구나. 내 유익이 부하고 남이 억울하여 호소함보다는 얼마나 나으랴! 범사에 감사하라."
=========================================================================
손목사 옥중편지/옥종면 신도들에게(2)
옥종면 북방리에 사는 신도들에게
(1944년 9월 9일)
"백로(白露)는 기강(旣降)하여 대지는 시원하다만 심중고열(心中苦熱)의 한로(寒露)는 언제일까?됫간에 었으면서 어찌 악취를 피할 수 있으며, 세상 에 처하여 있으면서 어찌 고난을 면할 수 있으랴! 금세에서 안락을 도모하는자 마치 연목구어지격(椽木求魚之格)이로구나. 이것이 죄악 결과의 현상이로구나. 옛날 바울 같은 성자도 "오호라 나는 괴로운 사람이로다. 누가 이 사망의 몸에서 나를 구원하랴!“ 하였거니와, 세상에 있는자 누구나 다 아이고(我而苦) 아이구(我而救)함은 이구동성의 비탄이요 인개호천(人皆呼天)의 사실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비록 너는 병고중이나 주안에 있는 너의 신앙은 범사에 감사하며 항상 기뻐할 것을 나도 믿고 이로써 안심하노라.
'육체는 고난으로 단련함이 좋고 마음은 항상 기뻐함이 좋으니라'
'피죽을 먹고도 웃는자가 있고 비단 옷을 입고도 근심하는 자가 있나니라' 고로 같은 세상에 살면서도 비관자와 낙관자가 있나니라. 육고심락(肉苦心樂)이 종교자의 실 생활이니라. "
손목사 옥중편지/옥종면 북방리 신도들에게(3)
옥종면 북방리에 사는 신도들에게
(1944년 9월 9일)
"얼마나 고생들 하십니까? 두번이나 고맙게 거듭 보내주신 봉함은 반가이 보았아오나 병고와 생활 곤난에 그 같은 고생이야 참으로 마음 아프오나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시험을 주시되 감당 할 범위 안에서 시험과 또한 시험을 받을 즈음에 피할 길을 열어 주시오니 조금도 염려하지 마시고, 안심하여주시옵소서.
밤이 지나가면 낮이 오는 법이요,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게 되는 것이오니 광명한 낮을 맞이하기 위하여 어두운 밤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요. 양춘가절(陽春佳節)을 위하여 엄동설한(嚴冬雪寒)의 고생을 참고 견디지 않을 수 없겠지요. 고로 고생을 겁내지 말고 도리어 기매 기다리사이다.
우리들만 고생한다고 할찌라도 능히 고생을 참고 이기겠는데 하물며 온 세상이 다 당하고 있는 대동지고(大同之苦)이겠나이까? 부디 안심하시기를 엎드려 주야로 구하나이다.무엇보다도 어떠한 고난일지라도 다 자족하게 여깁시다. 불만한 자는 천하를 다 얻어도 오히려 불편 할테요, 자족을 느끼는 자는 한 줌의 밥과 한 숟가락의 물에도 기쁨이 있으리다. 고로 모든 염려는 주께 맡기고 범사에 기뻐하며 항상 즐거워 하사이다. 근심은 만병의 근원이나 즐거움은 백병의 양약이 되리다.
누이 양선의 말이 4월경에 면회코져 한다고 하오나 물론 이유를 말하면 면회는 할 수 있겠으나 5월 17일이 출옥하는 날이니 한 달만 더 기다렸다가 5월 17일 아침에는 바로 옥문 밖에서 반갑게 만나게 될 것이니 공연히 시간과 돈을 허비하게 되겠습니까?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소서, 그저 위하여 기도로 믿고 구하면 될 것 뿐이외다. 즉시 회답을 쓰려고 하였으나 편지 쓸 허락을 이제사 얻게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늦었아오니 너그러히 용서해 주소서.
이제는 만 3개월만 지나게 되면 기쁘게 만나게 되겠습니다. 대한(大寒)소한(小寒)에 품어 보호하여 주신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앞으로도 먹일 것이며 입혀주실 것만 위하여 빕니다. 공중의 참새보다도 하물며 자녀들일까보냐? 운운"
이편지는 1943년 2월 13일부터 애양원(愛養園)에서 신앙생활의 자유를 빼앗기고난 후에 그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불구(不具)의 몸을 끌고 산골 고요한 곳하동군 옥천면 북방리 (河東郡 玉泉面 北芳里)에 자리를 잡고 지내는 나환자(癩患者)신도들에게 보내온 편지이다.
몸은 비록 매여있으나 마음만은 여전히 양떼를 떠나지 않아 그 수(數)또한 매우 적으나 신앙사수(信仰死守)를 각오 하고 육신 생활의 안정을 버리고 고생길로 나선 그들을 한시 인들 잊을 수 있었으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