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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탈퇴자들, “코로나19가 감사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 탈퇴가 가능했던 신도들
현대종교 |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2020.09.07 13:38 입력
이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신천지 탈퇴자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신도는 15만 명에서 2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탈퇴의 이유가 단순히 진리로 믿었던 신천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 코로나19가 신천지 신도의 탈퇴에 영향을 끼쳤을까?
첫째, 신천지 신도들의 ‘쉼’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대부분 신천지 활동에 정신이 없다. 신천지 교육, 포교, 부서활동 등 특히 청년들은 잠자는 시간 외에 새벽부터 밤까지 신천지 활동에 온 힘을 쏟는다. 직장인도 항상 신천지 생각으로 가득하다. 수요일, 주일에 신천지 교회에 가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평일에도 각각 포교활동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신천지는 코로나19 사건으로 인해 국가에 의해 강제로 전국의 신천지 관련 기관이 폐쇄되었다. 매일같이 교회에 가고 신천지만 생각했던 신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당황스러운 환경이 펼쳐진 것이다. 영상모임과 전화 연락 등 신천지 나름대로 신도 관리에 힘을 썼지만, 대부분 신천지 활동이 적어졌다. 점점 신천지에 대한 열정이 식어 가고, 지속적으로 받던 교육이나 관리도 소홀해져 신천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늘어나 좀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사태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언론의 수많은 보도를 접했다. 탈퇴한 신천지 신도들은 쉬는 기간에 쏟아져 나오는 신천지 관련 뉴스와 기사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떤 탈퇴자는 신천지의 거짓을 증명하는 영상이나 글을 읽게 된 것이 탈퇴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신천지에서 하는 말만 곧이곧대로 믿었던 신도들은 다른 곳에 눈을 돌리고 명확한 근거로 신천지를 비판하는 영상을 보니 신천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보지 말라는 인터넷을 접하면서 진리와 거짓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신천지의 교리 교육 대신 신천지의 거짓과 실체를 알린 뉴스나 신문의 보도가 탈퇴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셋째, 코로나19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신천지 탈퇴자들은 김남희 영상이 충격이었다고 말한다. 이만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김남희의 폭로로 인해 흔들린 것이다. 조영지(가명)씨는 “이만희씨와 김남희씨가 혼례복을 입은 사진과 이만희씨가 김남희씨에게 쓴 자필 결혼서약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 탈퇴자들은 신천지가 해온 교리 변개에 대한 의심과 함께 포교 압박, 가족의 신천지 의심 등 정신적인 고통과 자유가 없는 생활에 “북한보다도 더하다”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 외 신천지 신도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어 탈퇴한 사례도 있었다. 박현중(가명)씨는 “(코로나19 전에도) 실상이 바뀌는 부분 때문에 신뢰가 떨어져 탈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가족이 (내가) 신천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치료 후 상담을 받고 탈퇴했다”고 전했다.
넷째, 가족의 도움이 힘을 발휘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로 드러난 신도나 신천지라는 것을 가족이 이미 알고 있던 신도 모두 가족이 열정적으로 탈퇴를 도왔다. 가족의 입장에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긴 것이다. 연일 신천지 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싸우기 싫어서 종교 얘기를 하지 않던 가족도 이번에는 지속적으로 권면하고, 신천지가 잘못된 근거를 적극적으로 찾아 알려줬다. 가족 중에 혼자 신천지였던 진상희(가명)씨는 “평소에는 자녀들이 엄마의 종교를 이해해줬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신천지에서 나오라고 끊임없이 권면했다”며 “남편도 이번 기회에 신천지에서 나오도록 설득했고, 탈퇴하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렇게 해준 것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다섯째,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신천지에 실망했다. 코로나19를 대처하는 데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신천지는 거짓말로 신천지만 지키려고 노력한 것이다. 금수민(가명)씨는 “신천지가 국가에 협조를 안 하는 것 때문에 신천지에서 나오게 됐다”며 “종교를 떠나 진리라고 말하면서 거짓말을 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가 국가적인 재앙에 신천지만 살아남기 위해 신도들을 거짓으로 세뇌하고 국가에는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 큰 거부감이 든 것이다. 종교를 뛰어 넘는 협력이 필요한 일에 이기적인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다른 세상에는 눈과 귀를 막고 신천지라는 굳건한 성에서 신천지 말씀만 들으며 포교활동에 전념해 왔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쏟아지는 신천지 소식을 접하면서 신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탈퇴자들은 이번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탈퇴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도 신천지라는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해 진정한 자유를 얻지 못했을 거라고 고백한다. 코로나19는 신천지에서 그동안 쌓여있던 의문과 불신, 불만을 터뜨릴 수 있는 계기이자 탈퇴의 마침표를 찍는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