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7 03:35
이단 예방과 경계를 위한 반세기
탁명환 소장의 신흥종교문제연구소 설립 50주년 맞아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0.08.26 09:27 입력 | 2020.08.26 09:28 수정
내년(2021년)이면 월간 「현대종교」가 창간 50주년을 맞는다. ‘현대종교’는 이전의 ‘국제종교문제연구소’와 월간 「현대종교」 등 각각의 창립연도가 다르다. 고 탁명환 소장의 이단 연구가 시작되면서 연구소와 잡지사, 그리고 출판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된 부분이 있어서다.
▲탁지원 소장
본지 발행인
월간 「현대종교」와 달리 ‘현대종교전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신흥종교문제연구소’는 올해가 50주년이다. 늘 월간지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놓칠뻔했던 연구소 설립 50주년을 자축하며, 다른 행사들은 내년으로 미루고 연구소 50주년의 의미 등을 정리해봤다.
고 탁 소장의 장남 탁지일 교수가 정리한 ‘신흥종교문제연구소’ 관련 자료를 종합해보면, 탁 소장은 1956년 전라북도 일원에서 일어났던 ‘영주교’라는 신흥종교 운동을 목격한 것을 시작으로 1964년 한국의 신흥종교와 기독교 이단 운동의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계룡산 신도안의 신흥종교 운동 연구가 진행된 1967년부터였다.
수많은 취재와 강연을 통해 반사회적이고 범죄적인 사이비종교를 발굴 폭로함으로써 여러 차례 사회에 경종을 울렸고, 이를 위해 ‘한국종교문제연구소(이후 국제종교문제연구소, 그러다 다시 현대종교라는 이름으로 모든 단체의 이름을 통일했으며, 앞의 연구소 이름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와 월간 「성별」(이후 월간 「현대종교」)을 운영했다.
이후 탁 소장은 ‘용화교’와 ‘동방교’ 등의 혹세무민하며 반사회적이고 범죄적인 신흥종교 운동들을 접하면서, 또한 그 주변의 피해자를 통해서 반사회적, 범죄적 신흥종교 운동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연구의 방향과 폭을 넓혀 나가면서 1970년에 ‘신흥종교문제연구소’를 설립하게 된다. 탁 소장은 그의 전 생애를 통해 약 50여 개의 신흥종교 운동들과 기독교 이단운동을 조사 연구했다.
▲월간 「성별」
특히 1970년부터 탁 소장은 일부 타락한 신흥종교 운동들의 반사회적인 범죄 행위를 사회에 고발하고 그 대책을 세우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여러 가지 대책 중에 특히 문서를 통한 대처 방안은 지금껏 현대종교의 가장 대표적인 사역이기도 한데 그 시발점으로부터 이제 반세기가 된 것이다.
이단 문제와 관련해서 자타가 공인하는 필독서인, 1972년에 발행된 그의 두번째 저서 『한국의 신흥종교 기독교편 1권』(「국민일보」 정진영 논설위원은 출간 1년 만에 4쇄를 찍은 이 책에 대해 이 땅에 명멸했던 신흥종교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당시에 큰 인기를 누렸다고 말했다)을 시작으로 『제2권』을 1973년도에, 이어 『제3권』을 1974년에 펴냈다.
이후 이 책들은 1980년 초까지 발행되다가 1986년에 이를 집약한 이단 연구의 교과서 격인 『기독교이단연구』가 발행되기에 이른다. 아울러 1987년에 『한국의 신흥종교 기독교편 4권』까지 나오게 되면서 『한국의 신흥종교』는 4편의 시리즈를 이루게 된다.
▲고 탁명환 소장의 저서 『한국의 신흥종교 기독교편 1~4권』
그러나 계획했던 『제5권』은 나오지 못했다. 탁 소장은 타락한 신흥종교가 계속 생겨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5권으로 책이 마무리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어쩌면 지금의 ‘현대종교’의 월간지와 단행본들이 출간되지 못한 『5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단 연구문서의 영향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당시에는 이단 관련 서적들을 구하거나 접하기 어려운 시기였기에 많은 이들에게 작지 않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로 인해 많은 폭력과 테러를 겪기도 했다. 결국 1994년 2월 탁 소장은 이단의 피습으로 소천했다. ‘신흥종교문제연구소’ 설립 50주년을 맞으며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크나 결국 연구소의 설립이 탁 소장을 떠나보내게 된 이유도 있으니 결코 기뻐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고 탁명환 소장의 저서 『기독교 이단 연구』(좌), 탁지일 교수의 저서 『사료 한국의 신흥종교』(우)
그러나 그가 달려가야 할 길을 잘 달려갔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귀한 자산을 남겨주었다. 이제는 남은 이들이 연구소의 취지를 잘 살려, 그가 펴낸 서적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단과의 영적 전쟁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빚진 맘을 갚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것 같다. 연구소 설립 50주년의 의의를 한 번 더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최근 코로나19와 신천지가 맞물리면서 국민까지 이단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나 당시에는 이단 분야가 교회조차 관심을 두기 어려웠던 시대였다. 그러기에 연구소의 설립이 신흥종교 연구에 개척의 활로가 되었다는 데에 의의가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특히 성경, 교리, 현상적인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종교의 본질적인 면면까지 분석하는 것으로 이단 종교 등의 예방과 대처가 가능할 것인데 그 동기부여와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둘째, 신흥종교로부터 작금의 이단, 사이비종교 문제와 반사회적이고, 반국가적인 종교 문제에까지 이르러 고 탁 소장이 취재하고 연구한 원자료들이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는 데 일조했다. 세월호 사건과 국정 논단 사건에 이어 이번에 신천지 문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단 연구가들과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생에 이르기까지 탁 소장과 연구소의 헌신과 노력이 커다란 영향력을 끼쳤다. 동시에 반증과 회복 사역을 하고 있는 이단 상담소의 사역에까지 동기부여가 되었다는데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셋째, 정부(문화관광부)에서도 종교로 인한 사회적인 혼란을 막고 더욱 건전한 종교 활동을 유지키 위해 관심을 늦출 수 없었는데 결국 본지와 함께 2000년도에 <한국의 종교단체 실태조사 연구집>을 발간했다. 본지 기자들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팀이 수개월 간 고 탁 소장의 자료들을 토대로 자료의 수집, 그리고 취재와 편집을 통해 그 시대에 꼭 필요한 결과물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이후 고 탁 소장의 15주기를 맞으며, 탁 교수가 『사료 한국의 신흥종교(탁명환의 기독교계 신흥 종교운동 연구)』를 펴내며 탁 소장이 연구했던 자료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연구소의 그동안 역할이 험난한 영적 전쟁에서 마중물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음을 자긍으로 삼고, 본지는 반세기를 넘어 이제 하나님께서 이겨놓은 싸움의 마무리를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모든 일이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상관하심, 그리고 영적 황무지에서의 개척자의 역할을 감당했던 고 탁명환 소장과 ‘신흥종교문제연구소’의 설립으로 가능했다. 이제 고 탁 소장의 30주기 전까지 본지의 모든 자료를 전산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소중한 자료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한국교회에 제대로 나눠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고 탁 소장의 ‘귀한 첫 마음’이 쉬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