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2 23:33
(이단) 평강제일교회 구속사 세미나로 미혹
현대종교 |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20.06.29 16:16 입력 | 2020.06.01 10:32 수정
■ 기성교회서 진행되는 평강제일교회 구속사 세미나
■ 이승현, 평강제일교회 담임 신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이필립으로 활동해 혼란
■ 기성교회와 연결고리 만들어 ‘이단’ 이미지 세탁 의혹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결의한 평강제일교회(담임 이승현) 측이 운영하는 구속사 세미나가 기성교회에서 실시되고 있어 논란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은 1996년 박윤식을 이단으로 결의했다. 이후 2019년 구속사 세미나에 대해 “본교단이 이단으로 결의한 교회가 진행”한다며 참석을 금지했다. 성도의 바른 신앙을 지키기 위해 결의한 사항이 있음에도 평강제일교회 구속사 세미나가 버젓이 기성교회에서 실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필립 이라는 이름으로 구속사 세미나를 진행한 평강제일교회 담임 이승현 (출처: 「한국일보」)
구속사 세미나는 평강제일교회 설립자 고 박윤식이 완성했다는 저서 『구속사 시리즈』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평강제일교회 측이 교회 소개란에 “박윤식 목사님의 성경무오 신앙과 말씀 중심의 목회 정신을 계승하여 하나님의 구속사 완성을 위한 그 날까지 예배와 가르침, 선교와 봉사에 힘쓰는 교회”라고 밝힌 만큼, 구속사 세미나는 평강제일교회 측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12월 17일 박윤식이 사망했지만 차기 당회장으로 세워진 이승현이 구속사 세미나를 이끌고 있다. 이승현은 박윤식이 사망하고 첫 주일 예배가 진행된 12월 20일, “우리는 끝까지 원로 목사님의 말씀과 떡을 받아야 될 줄로 믿습니다. 우리는 원로 목사님의 명예를 지켜야 됩니다”라고 설교했다. 박윤식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 그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만큼, 애착을 가지고 구속사 세미나를 이끄는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세미나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승현의 구속사 세미나가 기성교회를 넘어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도 실시되는 점이다. ▲이승현이 “이필립”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출신인 것을 분명히 밝히며 ▲기성교회에서 실시한 강의를 구속사 시리즈 홈페이지에 홍보하면서 일어나는 헤프닝으로 보인다. 이승현이 의도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유사한 이유로 기성교회에서 이승현을 초청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이승현은 박윤식이 사망 후 첫 주일예배에서 ‘이단’이란 꼬리표를 자르고 싶은 속내를 내비쳤다. 실제로 이승현은 원천무효 되긴 하였으나 2016년 예장통합 특별사면을 신청했었다. 지난해 10월엔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매입을 시도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볼 때 계속해서 기성교회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이단’이란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것으로 읽혀진다.
본인의 소속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초청한 단체에 누를 끼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이단이라는 꼬리표를 자르고, 박윤식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이었다면 더 큰 문제다. 평강제일교회 측은 논란이 되었던 부분에 대한 사과와 개선의 의지를 보일 때 한국교회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기성교회 역시 평강제일교회 측이 정직한 방법으로 돌아올 수 있게, 저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