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

[ 中秋節 ]

중추절은 음력 8월 15일로서, 춘절 및 단오절과 더불어 중국 3대 명절의 하나이며, 우리의 추석에 해당한다. 가을인 음력 7, 8, 9월 중 8월이 가을의 중간이고 15일이 8월의 중간이므로, 가을의 한가운데란 의미에서 중추절(中秋節 또는 仲秋節)이라 부르게 되었다. 농업사회인 중국에서는 오곡이 풍성한 것을 월신(月神)이 부드러운 달빛으로 변하여 인간 세상에 복을 내린 때문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가장 밝고 크고 둥근 8월의 보름달을 향하여 감사의 제사를 지냈다. 이처럼 중추절은 달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인지, 조용하고 우아하며 낭만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
선지자선교회
우선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배월(拜月)이라고 하는데, 달빛이 내려 비추는 마당이나 누각 등에서 향로, 초, 월병(月餅), 과일 등을 간단히 차려 놓고 절을 한다. 우리의 제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자들이 제사를 주재한다는 것이다. 이 제사의 유래는 민간에 전하는 항아(嫦娥)의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다.

옛날 옥황상제 아들들의 장난으로 하늘에 열 개의 태양이 떠올랐다. 강은 마르고 땅은 불타 들어가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보다못한 옥황상제가 예(羿)를 보내 아들들의 장난을 멈추게 하였다. 하지만 옥황상제의 아들들은 막무가내였다. 화가 난 예가 명사수의 솜씨를 발휘하여 아홉 개의 태양을 쏘아 하늘에서 떨어뜨렸다. 그나마 하나의 태양이라도 남게 된 것은 그의 부인인 항아와 땅위의 사람들이 애걸하였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옥황상제는 대노하였다. 장난을 멈추게 하라 하였는데 아들 아홉을 죽인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벌로 예와 항아는 인간 세상에 남겨졌다.

이를 동정한 서왕모(西王母)가 예에게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있는 약을 건네 주었다. 그런데 어느날 밤 항아가 혼자 몰래 그것을 먹어 버렸다. 하늘나라로 올라 가던 항아는 남편을 속인 죄로 비웃음을 받을까 두려워 달로 달아났다. 그리고는 거기에 광한궁(廣寒宮)을 짓고 월신이 되었다고 한다. 항아가 달로 달아난 날이 중추절이어서, 이 날 달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또한 아름다운 달빛 아래에서 달을 감상하며 소원을 비는 것도 중추절에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상월(賞月)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집밖 출입이 부자연스러웠던 부녀자들이 달구경을 핑계로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는 교외나 해변에서 달을 맞이하며 그간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망중한(忙中閑)의 시간이기도 하다.

한편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월병을 먹는 습관도 중추절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풍속이며, 이 역시 달과 관련이 있다. 달에게 바치는 제사 음식이기도 한 월병은 지역에 따라 모양 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보름달같이 원형이며 간 혹 각이 부드럽게 다듬어진 정사각형인 경우도 있다. 이것은 둥근 보름달의 모양을 빌어 가정의 원만함과 단란함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월병을 먹기 시작한 것은 원대(元代) 말기부터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족(漢族)들이 원나라를 전복시킬 계획을 세웠으나 D-day를 비밀리에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계책을 내어 전염병이 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아울러 중추절에 월병을 먹으면 전염병의 화를 피할 수 있다고 알렸다. 월병을 산 사람들이 그 속에 적힌 '중추절 밤에 거사한다. 뜻있는 자는 일어서라' 는 내용을 발견하고는 힘을 모아 원나라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중추절에 월병을 먹게 되었다고 한다. 우주인이 달에 착륙한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달나라에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가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달을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여기에서 문제. 달에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걸까? 전설 따라 삼천리, 아니 전설 따라 중국과 인도를 헤매보시라!